가보고 쓰는 여행스토리 105

[Deep Dive in CEBU] 5. 바닷 속 경비행기 앞에서 건진 인생 샷, 탐불리 다이빙(feat. PADI 어드밴스)

이번 세부 여행의 테마는 스쿠버 다이빙이었지만, 사실 그리 큰 기대를 가지고 떠난 것은 아니었다. 일단, 준비기간이 그리 넉넉치 않았고, 스쿠버 다이빙은 '황금 연휴 기간을 해외에서 보내기' 위한 일종의 핑계거리로 찾은 것일 뿐이었다. 하지만 운이 좋게도, 괜찮은 다이빙 샵과 괜찮은 강사님을 만나 다이빙의 재미에 폭 빠져버렸고, 덕분에 2박 3일로 계획되어 있던 다이빙 일정도 4박 5일로 늘어나 버렸다. 덕분에 세부 시티에서 보내는 시간이 줄어드렀지만, 막상 세부에 오래 있는다고 해봐야 특별히 할 것도 없지 않은가? 지금 와서 돌이켜봐도, 그떄의 선택은 정말이지 '신의 한 수' 였다. 일정 자체가 짧아서 물리적으로 불가능한 상황이 아니면 모를까, 시간적 여유가 있다면 오픈워터와 어드밴스 과정을 묶어서 이..

18. 포르투 최고의 핫 플레이스 (1편) - 밤에 더 아름다운 동 루이스 다리

포르투의 히베이라 지구와 가이아 지구를 잇는 동 루이스 다리는 그야말로 포르투 최고의 핫 플레이스다. 포르투에서 끼니를 거르면 걸렀지, 동 루이스 다리를 안 보고 지나치는 관광객은 없을 것이다. 오늘은 1박 2일 동안 이 곳에서 죽치고 있으면서 느꼈던 순간들을 공유해볼까 한다. 포르투의 와이너리들이 모여있는 가이아 지구 쪽에서 담은 동 루이스 다리의 모습. 반포대교처럼 2층으로 이루어져 있는데, 1층은 자동차가 2층은 트램 전용 구간으로 구분된다. 1층과 2층 모두 길가에 보행구간이 마련되어 있어 사람들은 취향대로 골라서 이용할 수 있다. 동 루이스 다리 2층 구간에서 본 성곽의 모습 오랜 옛날 혹시 모를 이민족들의 칩입에 대비해서 히베리아 지구의 외곽에 성곽을 쌓았는데, 멀리서도 잘 보이는 위치를 골라..

[Deep Dive in CEBU] 4. 막탄 성당과 라푸라푸 공원에서 패키지 여행의 허상을 보다.

오후 3시쯤, 다이빙을 마치고 서둘러 샤워를 한 후, 샵을 나섰다. 어딜 그리 급히 가느냐는 강사님의 질문에 막탄 주변 관광지를 좀 둘러보려고 한다고 하니, 막탄에 그런게 어딨냐는 대답이 돌아왔다. 전날, 숙소에서 틈틈이 찾아두었던 막탄 성당과 라푸라푸 공원을 이야기하자, '거기 별거 없는데...'라는 강사님의 이야기, 뭔가 예감이 좋지 않았다. 심지어 막탄 성당은 뭔지도 모르는 눈치라 사진을 보여줬더니, '에이, 이게 무슨 관광지야. 이건 그냥 동네 성당인데...'하는 반응. 출발하기도 전에 김이 살짝 빠져버렸다. 그래도 샵에서 불러준 트라이시클을 타고 일단 막탄 성당으로 향했다. 입구의 아름드리 커다란 나무가 인상적이었다. 뜨거운 햇볕이 내리쬐고 있어서 나무 아래 그늘에서 쉬고싶은 마음이 굴뚝같았지만..

17. 와인에 대한 당신의 상식을 넓히는 순간, 포르투 와이너리 투어

포르투의 도루 강변을 따라 줄지어 위치한 와이너리를 보고 있으면, '이 곳이 와인으로 유명한 곳이긴 하구나'라는 생각이 절로 든다. 대부분 '와인'하면 프랑스를 먼저 떠올리지만, 이 곳 포르투의 와인 역시, 어디에 내놓아도 손색이 없을 정도의 명성과 품질을 자랑한다. 식사 후, 단 것이 땡길때 찾게 되는 달달한 포트와인(port wine)이 바로 이 곳, 포르투(Porto)에서 유래된 것이다. 17세기, 영국과 프랑스 간의 백년전쟁의 여파로 프랑스에서 더이상 와인을 수입하지 못하게 된 영국 상인들이 이 곳에 정착해서 영국으로 수출할 와인을 생산하기 시작했다. 와인 수송선들이 전쟁지역을 피해 우뢰해야 했기 때문에, 영국까지 한 달이 넘게 걸리자, 와인의 변질을 막기 위해 와인에 브랜디를 섞기 시작했는데, ..

[Deep Dive in CEBU] 3. 그동안 몰랐던 새로운 공간, 바닷 속 세상을 만나다.

△ 이미지 출처 : http://cafe.naver.com/badasanai 기분좋게 맥주를 마시고 밤 늦게서야 잠에 든 탓에 '아침에 일어나는 것이 조금은 힘들지 않을까'하는 걱정도 들었지만, 막상 세부에서의 두 번째 아침은 매우 상쾌했다. '공기가 좋아서인가?'라고 생각도 해봤지만, 사실 매연으로 가득한 필리핀 공기가 좋을리가 없다. 이건 그냥 휴가 버프를 받은 것일뿐, 원래 놀 때는 뭘해도 절대 지겹거나 지치지 않는 것이 만고불변의 진리다. 어제와 마찬가지로 로비에 앉아 페이스북을 뒤적거리며 픽업 서비스를 기다리는데, 문득 샵으로 들어가는 비포장 도로가 떠오르며 나도 모르게 한숨이 새어나왔다. 지금 생각해봐도 그 길은 오토바이로 지나가기엔 너무 빡센 길이다. 나의 걱정이 하늘에 닿은 것일까? 오늘은..

16. 포르투에서 반드시 먹어봐야 할 메뉴, 프랑세지냐 맛집 피코타(Picota)

짧지만 알찬 시티투어가 끝나고 밥을 먹으러 가는 길, 여행의 가장 큰 즐거움 중 하나는 바로 현지 맛집을 찾아다니는 것이다. 사실, 입맛이 그리 까다로운 편이 아닌지라 무엇을 먹어도 내게는 대부분 맛있는 음식이긴 하지만, 그래도 현지 가이드가 자주 찾는 레스토랑이라고 하니, 더욱 기대가 커져만 갔다. 우리가 찾았던 피코타(Picota)라는 식당은 포르투 증권거래소 궁전을 지나 골목길을 따라 조금 들어간 곳에 위치해 있다. 나야 그냥 가이드 뒤를 졸졸 따라간 것이 전부였지만, 이 포스팅을 보고 찾아갈 것이라면 언제나 그랬든 구글맵에 'Picota'로 검색해 보거나, 혹시라도 검색이 되지 않으면 아래 주소를 입력해 보시길, 주소 : Largo Sao Domingos. nr. 56 4050 - 545 Port..

15. 포르투를 이해할 수 있는 가장 쉬운 방법, 무료 워킹투어 체험기

포르투갈 제 2의 도시라고는 하지만, 포르투는 생각했던 것 보다 훨씬 규모가 작았다. 동네 마실 나가는 기분으로 스리슬쩍 둘러보고 사진 몇 장 찍으면 하루만에도 왠만한 것들은 다 보고갈 수 있을 정도다. 하지만 이번 여행을 통틀어 가장 기억에 남는 도시를 꼽으라면 망설임없이 포르투를 이야기 할 것이다. 그만큼 이 곳은 묘한 매력이 있는 도시다. 호스텔 스텝을 따라 포르투 시내에 있는 리베르다데 광장으로 나갔다. 여행하기 더없이 화창한 날씨에 이미 광장에는 꽤 많은 여행객들이 모여있었다. 아마도 포르투에 있는 호스텔 몇 군데가 손님들을 모아 공동으로 씨티투어를 진행하는 것 같다. 늘 그래왔듯 서로 이름과 국적을 이야기하며 다소 형식적인 인사를 나누며, 투어가 시작되었다. 작지만 유용한 팁! 포르투에서 타트..

[Deep Dive in CEBU] 2. 오픈워터, 바닷 속 세상을 여는 첫번째 관문

이른 듯 이르지 않은 시간, 오전 9시 반. 숙소 앞으로 픽업을 나온 다이빙 업체 직원의 오토바이 뒤에 올라탄 후, 샵으로 향했다. 약 200여 미터 정도 아스팔트 도로를 따라 가다가 골목길로 들어가니, 이건 뭐 자갈 반, 진흙 반이다. 승차감은 둘째치고, 언제 넘어져도 이상하지 않을 비포장 도로를 꽤 능숙하게 통과하는데, 이 아줌마... 운전솜씨가 보통이 아니다. 그렇게 살 떨리는 골목길 주행을 마치고 드디어 다이빙 샵에 도착했다. 세부 막탄 섬 어느 해변가에 위치한 '로얄 다이브'라는 곳다. 스쿠버 다이빙을 처음 알아볼 때엔, 하루에 대여섯명 남짓 되는 사람들이 한꺼번에 교육을 받겠거니 생각했었는데, 꼭 그렇지만은 않았다. 물론, 사람이 많이 몰리는 성수기에는 일정이 맞는 사람들끼리 팀 단위로 교육이..

14. 작지만 아름다운 포르투, 그리고 타트바(Tattva) 호스텔

마드리드의 마지막 밤이 지나고, 드디어 포르투로 떠나는 날이 밝았다. 오전 9시 비행기를 타기 위해 새벽같이 일어나 길을 나섰다. 버스를 타고 공항으로 이동하기 위해 한참을 기다렸지만, 구글맵에서 알려준 시간이 한참 지나도록 버스는 오질 않았다. 왠만하면 버스 안에서 창밖으로 비치는 마드리드의 모습을 마음속에 간직하고 싶었지만 오지 않는 버스를 마냥 기다릴 수는 없는 일. 어쩔 수 없이 지하철을 타고 마드리드 공항으로 향했다. 마드리드 바라하스 국제공항은 규모가 그리 크지 않은 편이라, 굳이 일찍 도착할 필요는 없어보였다. 이른 아침이어서 그런지는 모르겠지만, 여권 확인 및 검색대 통과에도 그리 시간이 많이 걸리지는 않았다. 여행 일정이 많이 남았기에 면세점 쇼핑은 생략하고 게이트로 향하던 중, 엄청난 ..

13. 마드리드에서의 시작과 끝은 산티아고 베르나베우에서...

어느덧 마드리드에서 보내는 마지막 날이 밝았다. 1주일 일정의 마지막이지만, 학교 일정의 방해를 받지 않고, 하루 종일 자유시간을 누리는 첫번째 날이기도 하다. 어떻게 하면 하루를 알차게 보낼 수 있을까 고민한 끝에 마드리드보다 더욱 유명한 세계 최고의 축구 클럽, 레알 마드리드의 홈구장 '산티아고 베르나베우'를 다시 한 번 찾아가 보기로 결정했다. 모처럼 여유있게 일어나 일본에서 준비해 간 라면으로 아침을 간단하게 때운 후, 길을 나섰다. 산티아고 베르나베우는 마드리드에 도착했던 첫번째 날에 이미 한 번 가봤던 곳이라 길을 찾는 것이 그리 어렵지는 않았다. 3월 초 였는데, 워낙 날씨가 따뜻해서였는지 이름 모를 공원에 있는 벚꽃나무에는 벚꽃이 만발해 있었다. 스페인에서 벚꽃을 보게 될 줄이야... 공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