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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0. 드디어 바르셀로나, 피카소의 흔적을 더듬다 - 4cats, 피카소 미술관

어느덧 '스페인-포르투갈-모로코 여행 포스팅' 연재를 시작한지도 거의 2년이 다 되어 간다. 고작 24박 25일 간의 이야기를 2년 동안 주절거릴 줄이야... 처음에 블로그를 시작할 때만 해도 포스팅이 이렇게 늘어지리라고는 상상조차 하지 못했다. 회사 일이 많았다는 핑계를 꺼내들며 이번 여행의 마지막 도시, 바르셀로나에 대한 이야기를 시작해볼까 한다. 그라나다에서 바르셀로나로 이동하는 방법은 크게 저가 항공, 렌페, 버스 등으로 나뉜다. 부엘링 등 저가 항공을 이용하면 렌페나 버스와 비슷한 금액으로(심지어 저가항공이 더 저렴할 때도 있음), 이동 시간을 획기적으로 줄일 수 있다. 하지만 나는 공항까지 왔다 갔다하는 시간과 비행기 수속의 번거로움, 그리고 야간 열차 이용 시 숙박비를 줄일 수 있다는 점 때..

03. 도심 속 공원에서 잠깐의 휴식을 취하다 - 벤자시리 공원

미로를 탐험하듯 짜뚜짝 시장의 복잡한 골목을 한참동안 돌아다니다 보니 체력 소모가 장난이 아니다. 어느덧 점심시간이 훌쩍 넘어버린 탓에 배도 고프고 만사가 귀찮아지기 시작했다. 뜨거운 햇살을 피해 천막이 쳐져 있는 좁은 소로(小路)을 배회하다 시장통과 어울리지 않는 곳을 하나 발견했다. 시원한 아이스 아메리카노를 기대하고 들어갔건만, 이 곳은 카페라기보다는 오히려 바(BAR)에 조금 더 가까웠다. 그러고 보니 이름도 'BRIOBISTRO & BAR'였다. 맥주와 칵테일, 그리고 피자 등등으로 가득 채워진 메뉴판 사이에서 한참을 고민하다. 맥주와 피자 한 판을 주문했다. 찌는 듯한 더위와 강렬한 태양도 맥주 한 모금이면 사라지는 이 곳, 태국을 여행하다보면 그동안 몰랐던 맥주의 참 맛을 깨우치게 된다. 태..

02. 태국 최대의 재래시장, 짜뚜짝 시장에서 두 손 가득 쇼핑을 즐기다.

잠자리가 바뀌어서였을까? 이른 아침부터 저절로 눈이 떠졌다. 호스텔에서 간단하게 조식을 먹고 길을 나섰다. 후텁지근하고 습기를 잔뜩 머금은 공기가 온몸을 휘감는다. '아! 동남아구나!' 쌀쌀한 겨울바람에 잔뜩 움츠러들었었던 어제까지의 기억이 떠오르면서, 휴가를 왔다는 사실이 새삼 실감이 나기 시작했다. 사실 태국은 대학생 시절, 패키지로 파타야를 여행했던 것이 전부인지라 내게는 조금 생소한 나라다. 그냥 필리핀, 베트남 같은 동남아 국가 중 하나일 거라는 생각으로 여행을 왔는데, 첫인상이 제법 괜찮았다. 깔끔한 도로에 나름 맑은(?) 공기는 다른 동남아 국가들의 그것과는 사뭇 달랐다. 산책도 할 겸, 버스 정류장을 찾아 길을 걸으며 이것저것 구경을 하는데, 어디선가 본 듯한 티셔츠 하나가 눈에 들어왔다...

2017년 정유년 새해를 맞아 티스토리 초대장을 배포합니다.

2017년 정유년 새해를 맞아 티스토리 초대장을 배포합니다. 티스토리 초대를 희망하시는 분들은 간단한 소개와 함께 비밀댓글로 이메일 주소 남겨주세요!! (이메일 주소가 없으면 초대장을 드리지 못하니 꼭 이메일 주소 남겨주셔야 합니다.) 최대 5분 정도 선정 후, 초대장을 보내드리겠습니다. (신청자가 많을 시 임의로 선정 후 초대장을 보낼 예정이오니, 혹시라도 댓글을 남기신 후 초대장을 받지 못하는 상황이 벌어지더라도 양해 부탁드립니다.) 블로그를 운영하시는 동안 서로 교류하면서 도움을 주고 받을 수 있는 관계로 발전했으면 합니다. 우측에 사이드바에 있는 이웃 추가 또는 티스토리 '내 링크에 추가'를 부탁드립니다. (필수 사항은 아니고, 향후 교류를 원하시는 분만 추가하시면 됩니다. 이웃 추가 여부는 초대..

카테고리 없음 2017.01.01

59. 그라나다의 상징 알함브라 궁전에 가다 (3편) - 왕들의 휴식처, 헤네랄리페

이슬람 세력이 이베리아 반도를 지배하던 시절, 왕들의 여름 휴가를 책임지던 장소가 있었다. 나사리 궁에서 그리 멀지 않은 곳에 자리잡은 헤네랄리페 별장 - '낙원의 정원'이라 불리는 공간이 바로 그 곳이다. 감히 세계에서 가장 아름다운 정원이라 할 수 있는 그 곳이 알함브라 궁전 관람의 마지막 코스다. 알함브라 궁전을 빠져나와 좁은 흙길을 따라 무작정 걸었다. 처음엔 잘 몰랐는데, 걷다보니 생각보다 길바닥의 흙이 부드러웠고 쭉쭉 뻗은 나무도 일정한 간격으로 심어져 있었다. '하긴, 옛날에는 여기가 왕이 걷던 길이었겠지?' 하는 생각이 들면서 갑자기 감개가 무량해졌다. 그러고 보니 나무 사이사이에도 조경이 칼로 베어낸 듯 깔끔하게 각이 잡혀 있다. 얼마나 걸었을까? 등을 돌려 걸어온 길을 되돌아보니 저 멀..

01. Prologue - Escape from normal

2016년, 일적으로나 개인적으로나 참 많은 일이 있었다. 아직도 현재진행형인 골치아픈 일들을 뒤로 하고 과감하게 여행을 떠나기로 결심했다. 사실, 회사 사정이 그리 좋지 않은 시기라 눈치가 보이기도 했지만, 고심끝에 방콕으로 떠나는 비행기 티켓을 예매했다. 한 달전부터 계획했던 휴가는 출발 전날이 되어서야 결재가 떨어졌고, 비행기가 뜨는 당일에서야 겨우 짐을 꾸리고 인천공항으로 향했다. 인천공항으로 들어서는 순간만큼 가슴 설레는 때가 있을까? Escape from Normal, 이 블로그의 모토이자, 이번 여행의 컨셉이다. 누군가가 30년을 살짝 넘은 일생동안 가장 잘한 일을 물어본다면 주저하지 않고 'pp카드를 만든 것'을 꼽으리라. 면세점 쇼핑이고 나발이고 다 때려치우고 출국심사대를 나와 2층 허브..

58. 그라나다의 상징 알함브라 궁전에 가다 (2편) - 나사리 궁, 그 치명적인 아름다움

티켓에 적힌 입장시간에 맞춰 나사리 궁으로 들어간다. 나사리 궁이라 이름 붙여진 공간은 총 3개의 궁전으로 이루어져 있다. 왕이 집무를 보던 메수아르 궁, 외교 사신을 영접했던 코마레스 궁, 그리고 왕의 숙소가 있는 사자의 궁이다. 나사리 왕조가 전성기를 이루던 시절에는 총 7개의 궁전이 있었다고 하는데, 아쉽게도 지금은 저 3개가 전부다. 나사리 궁에서 가장 먼저 지어진 메수아르 궁은 좁은 골목(?)에서 시작한다. 약간은 단촐하게 나있는 입구 위로는 대리석에 화려한 문양이 새겨져 있었다. 메수아르 궁은 대체로 소박한 편인데, 그나마 볼만한 곳이 이 곳, 왕의 기도실이다. 외국에서 외교 사절단이 오면, 의도적이로 이 곳에서 잠시 동안 머무르도록 했다. 왕의 기도실에서 창 밖을 내다보면, 알바이신 지구가 ..

57. 그라나다의 상징 알함브라 궁전에 가다 (1편) - 카를로스 5세궁과 알카사바

아끼는 제자의 부인을 짝사랑한 남자가 있었다. 용기내어 고백을 했지만, 당연히 거절을 당했고 실의에 빠진 그는 지방으로 여행을 떠난다. 야심한 밤 달빛으로 물든 궁전을 보며, 그는 실연당한 자신의 심정을 음악으로 표현한다. 그렇게 알함브라 궁전의 추억이라는 명곡이 탄생하게 된다. 그라나다의 상징, 알함브라 궁전. 이슬람 왕조가 그라나다를 점령했던 그 시절, 왕이 살던 '나사리 궁'의 아름다움은 미처 말로 설명하기가 어렵다. 그리고 나사리 궁 옆에는 유럽 역사상 가장 많은 땅을 가졌던 카를로스 5세의 이름을 딴 궁전이 있다. 스페인 시대에 르네상스 양식으로 건축된 카를로스 5세 궁은 지반이 상대적으로 높은 곳에 위치해 있어 나사리 궁을 조금씩 찍어 누르고 있다고 한다. 그 외에 군사들이 살던 알카사바와 왕..

56. 집시들의 애환이 서려있는 곳, 사크로몬테 집시촌

집시(Gipsy), 유럽 여행을 준비하면서 가장 경계하는 단어다. 프랑스, 이탈리아, 스페인 등등 유럽 어느 국가를 여행하든 인터넷에서 정보를 뒤지다 보면, '요새 경기가 안좋아져서 ㅇㅇㅇ에도 집시들이 국경을 넘어 많이 유입되었어요. 그래서 소매치기가 부쩍 늘었다고 하네요.' 류의 글을 심심찮게 볼 수 있다. 정설은 전해지지 않지만, 흔히 유럽의 집시는 인도에서 넘어온 것으로 알려져있다. 영국에서는 처음에 집시가 이집트 사람인줄 알고 'Egyptian'이라도 불렀는데, 시간이 흐르면서 Gyptian(집시안), Gipcy, Gipsy 순으로 단어가 변했다고 한다. 뭐 믿거나 말거나... 또 한편으로는 집시가 원래는 기마민족이라 유럽 여러 나라에서 용병으로 활약했다는 이야기도 있는데, 특히 여자들은 점성술에..

55. 발길 닿는 대로, 느긋하게 즐기는 그라나다 시내 여행

그라나다 - 사실 여행을 하기 전에는 그닥 관심이 없었는 도시라 그냥 지나칠 뻔도 했다. 이번 스페인-포르투갈 여행이 설렜던 이유는 어린 시절 즐겨했던 대항해시대2의 향수를 기대했기 때문이다. 아시다시피 그라나다는 스페인 남부 내륙에 있어 게임에 등장하지 않는다. 론다도 마찬가지지만 거기는 버킷 리스트라 할 수 있는 파라도르가 있으니 그라나다와는 또 다르다. 여행 준비를 하면서, 그냥 사람들이 다들 그라나다 정도는 가본다고 하길래 아무 생각없이 일정에 넣었다. 마치 마트에서 장을 보다 아무 생각없이 카트에 툭 던져 놓았다가 계산할 때가 되어서야 생각나는 그런 과자, 이번 여행에서 그라나다가 딱 그랬다. 하지만 사실 그라나다는 대항해시대의 시작을 알린 도시였다. 1492년 1월, 이 곳 그라나다에서 이슬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