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아보고 쓰는 일본스토리/Taste in Tokyo

[오다이바 맛집] 일단 튀겨! 튀김부페 쿠시야 모노가타리

비행청년 a.k.a. 제리™ 2015. 1. 14. 15:04

 

눈앞에 있는 모든 것을 튀기자! - 튀김부페 쿠시야 모노가타리

 

가끔 학교다닐 때 자주 가던 분식집이 생각날 때가 있다. 매콤한 떡볶이에 순대, 그리고 오뎅 국물을 후후 불어가면 먹던 시절... 그 중에서도 내가 제일 좋아했던 건 바로 튀김이었다. 도톰한 김말이와 야채튀김을 즉석에서 (다시) 튀겨낸 후, 절반은 바삭하게 절반은 떡볶이 국물에 찍어 먹는 그 맛을 절대 잊을 수 없다.

 

초밥이나 라멘만큼 유명하진 않지만 일본의 튀김도 나름 오랜 역사와 전통, 그리고 퀄리티를 자랑한다. 그 이름도 유명한 '덴뿌라(Tempura, 天ぷら)', 우리나라에는 어찌된 일인지 '어묵'으로 알려져 있는데, 사실 덴뿌라는 채소, 생선, 육류 등 다양한 재료에 밀가루 반죽을 입혀 튀겨낸 음식을 말한다. 16세기, 에도시대부터 일본 사람들에게 사랑받는 요리라고 하니, 일본에 오게되면 꼭 한번 드셔보시길

 

 

일본에는 우리나라 분식점처럼 싸고 맛있는 곳 부터 1인당 1만엔을 호가하는 고급 레스토랑까지 다양한 덴뿌라 가게가 있다. 오늘 소개할 곳은 바로 '덴뿌라 부페' 쿠시야 모노가타리이다.

 

쿠시야 모노가타리는 최근 관광객들에게 많은 사랑을 받고있는 (우리 동네) 오다이바의 '다이버시티'라는 쇼핑몰 6층에 자리잡고 있다. 에스컬레이터를 타고 올라가다 보면 눈에 딱 들어옴

 

 

쿠시야 모노가타리의 영업시간은 오후 4시부터 밤 11시까지인데, 4시에 가도 한 시간 이상을 기다려야 할 정도로 인기가 많은 곳이다. 가게 앞에는 항상 순서를 기다리는 손님들로 북적이는데, 일단 도착해서 입구에 있는 대기표에 이름을 적은 후, 맘 편하게 쇼핑을 즐기고 오는 것을 추천함. 생각보다 오래 기다려야 하니, 정말 맘편하게 쇼핑하고 와도 됨 

 

 

성인 기준 요금은 2,500엔(약 2만 5천원) 주어진 시간은 90분. 축구 한 경기 하는 동안 마음껏 원하는 대로 튀겨 먹으면 된다. 안에 들어가 보면 엄청 다양한 재료가 마련되어 있으니, 기대해도 좋다. 심지어 붕어빵을 튀겨먹기도 함 ㅋㅋ

 

 

기다리는 동안 창문을 통해 안에서 사람들이 무엇을 먹는지 물끄러미 바라보았다. 나는 이렇게 배가 고픈데, 안에 있는 사람들은 어찌나 행복해 보이던지... 아마 크리스마스에 성냥팔이 소녀가 느꼈던 기분이 이런 기분 아니었을까?

 

 

얼른 들어가서 나도 쵸코렛에 디저트 찍어 먹어야겠다고 다짐함 ㅋㅋ

 

마침 찾아간 시간이 저녁시간이었던지라 거의 2시간 남짓을 기다릴 끝에 드디어 입장에 성공했다. 테이블마다 직접 요리를 할 수 있도록 전용 튀김통이 놓여져 있다. 반죽과 튀김가루를 비롯한 각종 재료는 무한 리필 가능

 

 

일단 마음을 좀 가다듬고 난 후, 메인 플로어로 나섰다.

 

 

돼지고기, 소고기, 닭고기 등 각종 고기류와 어묵, 새우 등 엄청나게 다양한 종류의 재료가 꼬치에 꽂혀있었다. 아무래도 부페인만큼 손님들이 다양한 음식을 조금씩 맛볼 수 있도록 딱 '한 입'거리의 양만 꽂혀 있었다.

 

 

옆쪽에는 각종 채소와 고구마, 버섯 등 채식주의자들을 위한(?) 식재료가 놓여있었다. 처음에는 육류 위주로 골랐었는데, 나중에 먹어보니, 이 쪽 재료들도 튀겼을 때, 맛과 식감이 어마무시했음 

 

 

튀김부페라고 해서 너무 튀김만 먹으면 좀 느끼할 수 있으니, 과일로 입가심도 해가면서 먹는 것이 '많이 먹을 수 있는' 비결이다.

 

 

보다시미 첫 번째 접시는 고기위주로 집어 옴 ㅋㅋ 재료별로 적정 튀김 시간이 다르니, 조리하기 전에 테이블에 놓여진 매뉴얼을 잘 읽어봐야 한다.

 

 

일단 반죽을 쓱싹쓱싹 바른 후, 튀김가루를 정성껏, 골고루 뭍힌 후, 팔팔 끓는 기름에 담근 후 기다리면 바삭한 튀김이 완성된다.

 

 

꼬치 당 튀김 시간이 1~2분 밖에 안되기 때문에, 어느정도 익숙해지기 전까지는 튀김가루 바르고 담그고 꺼내느라 정신이 없다. 한꺼번에 많이 튀겨서 한꺼번에 먹고 또 튀기고 하다보면 정작 일행들과 이야기할 시간이 없다. 게다가 그런식으로 먹다보면 금새 배가 불러 많이 먹지도 못한다는 것이 함점

 

 

결국 우리도 튀김만 정신없이 먹다가 어느 순간부터는 '반 튀김' 전선을 구축하기 시작함

뭘 먹으면 좀 개운해질까 고민하면서, 샐러드도 먹어보고, 카레도 먹어보고, 생 양파도 잘근잘근 씹어보았으나, 다 소용없는 짓

 

 

부페의 끝은 언제나 디저트!! 들어올때부터 눈독들여왔던 초콜릿 분수에 홈런볼 같이 생긴 과자를 찍어먹으며, 한 시간 반의 튀김 대탐험을 마무리하였다. 먹을 때는 엄청 좋았으나, 집에 돌아가는 길에는 음식 냄새만 맡아도 어질어질한 상태였음. 뭐랄까 식용유 5잔 정도 마신 느낌이라고 해야 하나?

 

아무튼 식당을 나서면서는 두번 다시 튀김의 ㅌ도 듣기 싫을 줄 알았는데, 몇 일 지나니 또 생각나는 걸 보니, 조만간 다시 가게 될 것 같다. ㅎㅎ

 

p.s. 쿠시야 모노가타리 오다이바점은 수퍼맨이 돌아왔다 - '추블리 부녀, 내가 제일 잘먹어' 에피소드에 소개되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