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무거나 모아두는 인벤토리

심판왕 최규순의 명장면 BEST 3를 공개합니다.

비행청년 a.k.a. 제리™ 2017. 7. 4. 22:37

 

지난 주말부터 최규순 전 심판이 인터넷 에서 일약 대스타로 떠오르기 시작했다. 2013년 포스트시즌 플레이오프 1차전을 앞두고 두산 베어스 김승영 사장으로부터 300만원을 빌렸다는 보도가 나오면서 구단과 심판 간의 승부조작 또는 매수 의혹이 불거진 것이다. 실제로 최규순 심판은 2014년 개인 사정과 건강 상의 이유로 심판직을 사퇴했는데, 당시 최규순 심판이 돌연 사퇴한 이유가 대규모 도박 빚과 깔끔하지 못한 사생활 때문이라는 소문이 돌기도 했다.

 

실제로 최규순 심판과 두산, 혹은 복수의 구단 사이에 모종의 거래가 있었는지는 KBO 또는 수사 기관의 조사를 통해 명명백백하게 밝혀져야 할 것이다. 오늘 포스팅에서는 그동안은 잘 이해되지 않았지만, 이제와서 돌이켜보니 뭔가 미심쩍은 부분이 보이는 듯한 최규순 심판의 발자취를 소개해 볼까 한다.

 

 

 최규순의 야구교실 - 2013년 5월 18일 <삼성 vs NC>

'최규순의 야구교실'. 야구팬이라면 누구나 한 번 쯤을 들어보았음직한 문구다. 때는 바야흐로 2013년 5월 18일, 마산에서 벌어진 삼성과 NC와의 경기에서 최규순 심판은 야구사에 길이 남을 명장면을 탄생시킨다.

 

 

8회초 1사 2,3루의 위기 상황에서 대타 우동균을 상대하는 찰리 쉬렉, 갑작스런 제구난조로 볼카운드가 3볼로 몰리자 NC 벤치는 고의사구를 지시한다. 투수가 투구 동작에 들어가기 전 자리에서 일어나는 포수 이태원.

 

 

그러자 최규순 주심이 황급히 NC 포수의 행동을 제지한다. 사실 투수가 투구 동작에 들어가기 전 포수가 포수석을 벗어날 경우 규정상 이를 타자 기만행위로 간주, 보크가 선언되고 주자가 한 베이스씩 진루하게 된다. 그러나 우리의 진철한 최규순 심판께서는 이러한 규정을 포수에게 차근차근 설명한다. '그렇다. 이태원 포수는 1군에 올라온 지 얼마 안되었기 때문에 규정을 잘 모를 수도 있기 때문이다.'

 

 

삼성 벤치는 이 황당한 심판 개입 행위에 적극적으로 항의한다. 그러나 최규순 주심은 '야, 뭐 그럴 수도 있지. 뭘 그렇게 빡빡하게구냐'는 식으로 삼성 벤치의 항의를 가볍게 묵살한다. '1군에 올라온지 이제 2년차에 불과한 NC 한테 원년팀 삼성이 그러면 못쓰는거야.' 다음 타자 김상수가 중견수 희생플라이를 기록, 3루주자가 들어왔기에 망정이지 어쩌면 저 순간이 양팀의 승부를 결정짓는 중요한 분수령이 될 뻔한 장면이다.

 

길이길이 회자될 그 순간, 영상으로 다시 한 번 보자. 

 

 

 

모두가 볼이라 할때 스트라이크를 외칠 수 있는 용기  - 2011년 6월 12일 <LG vs 기아>

최규순의 야구교실이 있기 약 2년 전, 모두의 눈을 의심하게 했던 기적의 순간이 있었다. '투구에 혼이 담겨 있다면, 방향과 관계없이 심판의 스트라이크 콜을 끌어낼 수 있다'고 했던가? 만화나 SF 소설에나 등장할 법한 장면이 2011년 6월 12일 벌어졌다.

 

 

주키치와 윤석민, 양 팀의 에이스가 맞붙어 팽팽한 투수전이 예상되었지만, 의외로 경기는 기아가 일방적으로 앞서나가는 양상으로 전개되었다. 기아가 8:0으로 크게 리드를 잡은 5회초 LG의 공격, 선두타자 정의윤 타석에서 윤석민이 힘차게 와인드업을 한 후, 공을 뿌린다.

 

 

낙차 큰 커브, 원바운드 볼에 가깝께 큰 궤적을 그리며 떨어졌지만, 타자 정의윤은 침착하게 공을 골라낸다.

 

 

투수와 포수, 타자, 그리고 TV로 경기를 시청하는 모든 야구팬들이 볼을 확신하는 그 순간, 주심의 오른손이 올라갔다. '스트라이크'라는 우렁찬 외침과 함께. 2구는 볼. 원 스트라이크-원 볼에서 초구와 비슷한 궤적의 변화구가 들어오자 정의윤은 방망이를 크게 돌린다. 어차피 가만히 있어도 스트라이크가 선언되었을 것이다. 4구 볼을 골라낸 후, 또다시 떨어지는 변화구에 정의윤의 방망이가 나온다. 공이 배트 끝에 살짝 걸리면서 유격수 앞 땅볼로 타자 아웃. 경기를 지켜본 그 누구도 정의윤의 선구안을 비난할 수 없었다. 이날의 주심은 '최규순'

 

윤석민의 혼이 담긴 변화구와 이를 상대하는 정의윤의 모습. 영상으로 감상해 보자.

 

 

 

 바티스타의 정29현 - 2012년 5월 25일 <한화 vs 넥센>

WWE에 데이브 바티스타가 있다면 KBO에는 데니 바티스타가 있었다. 150km가 넘는 광속구를 뿌리며 한화의 뒷문을 책임지며 흑판왕이라 불리던 그는 2012년 5월 25일 팬들의 가슴을 뻥 뚫어주는 호쾌한 강속구를 날린다. 바로 주심의 안면을 향해서...

 

 

한화와 넥센이 4:4로 팽팽하게 맞서던 9회말 2사 2루, 바티스타의 제구되지 않은 하이패스트볼이 날아든다. 넥센 유한준이 배트를 힘차게 휘둘러보지만 공은 이미 지나간 후, 그런데 이 공을 포수 이준수가 놓치며 주심의 안면을 강타한다. '주심' 최규순은 아마 이 날 속으로 다짐했을 것이다. '경기력이 아직 미숙한 젊은 포수가 무슨 죄가 있으랴. 내 앞으로 어린 포수들에게 기본기를 하나하나 가르치리라. 그러면 팬들도 나의 진심을 알아주어 이를 '최규순의 야구교실'이라고 부르지 아니할까?' 그리고 이 날로부터 1년이 흐른 뒤, 최규순의 야구교실이 문을 열게 된다.

 

이 글이 맘에 드셨다면, 하트♡를 눌러주세요!!

작성자에게 큰 힘이 됩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