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아보고 쓰는 일본스토리/Story in Tokyo

일본은 지금 벚꽃앓이 중... 도쿄 벚꽃 축제, 메구로 강 하나미

비행청년 a.k.a. 제리™ 2015. 4. 2. 23:36

 

 

 

봄바람 휘날리며, 흩날리는 벚꽃 잎이, 울려퍼질 이 거리를, 둘이 걸어요...

- 버스터 버스커, 벚꽃엔딩 中 -

 

일본은 지금 봄이 왔음을 눈으로 확인 중이다. 도쿄 전역이 카메라를 든 사람들로 넘쳐나고 있다. 바로 3월 말부터 4월 초까지 이어지는 하나미(はなみ, 花見) 시즌이 시작되었기 때문이다. 옛날부터 일본 사람들은 벚꽃에 특별한 애착을 가지고 있었다. 그래서 매년, 봄의 시작을 알리며 벚꽃이 한창 피어나기 시작하면 우에노 공원, 신주쿠 공원, 메구로 강 등 벚꽃나무가 잔뜩 심어져 있는 명소에는 엄청난 인파가 몰려들어 벚꽂을 즐기곤 한다.

 

올해는 도쿄는 3월 25일 경부터 벚꽃이 피기 시작했고, 4월 초순에 절정을 이룰 것으로 예상상된다. 하지만 하필이면 3월 말부터 간간이 비가 내리기 시작했고, 이번 주말에도 비 소식이 있어 혹시나 비바람에 꽃잎이 다 떨어져 나가지는 않을까 하는 마음에 카메라를 챙겨 밖으로 나갔다.

 

 

먼저, 학교 근처에 있는 고쿄(皇宮) 근처로 나가 보았다. 일본 천황이 사는 황궁 바로 옆에 위치한 기타노마루코엔은 도쿄 내 벚꽃 명소를 이야기 할 때 항상 Top 10 안에 드는 곳이다. 황궁을 에워싸고 있는 해자 주변으로 나무가 빼곡히 심어져 있는데, 그 중에 드문드문 벚꽃나무가 심어져 있다.

 

 

따로 입장료는 없지만, 입장권을 받아들고 안쪽으로 들어가다 보면, 입구에서부터 화려한 나무가 관광객들을 반긴다. 나무를 가만히 보고 있으니, 왠지 홍단이 생각나는 걸 보니, 마음이 썩었나 보다. 

 

 

공원 곳곳에 활짝 피어있는 벚꽃을 보면서, 미리 준비한 도시락도 먹으며, 나름 풍류를 즐겼다. 배가 든든해지니, 돗자리 깔고 한숨 푹 자고 있어났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절로 들었다. 마침 날씨도 낮잠자기 더 없이 좋을 정도로 맑았다.

 

 

원래는 황궁 근처 이곳 저곳을 싹 훑으려 했는데, 사실 내가 생각했던 것 처럼 온 세상이 벚꽃으로 뒤덮힌 그런 그림은 아니었다. 어제 내린 비에 벚꽃이 져서 그런건지, 아직 때가 되지 않아 만개하지 않은 건지 헷갈리기 시작했고, 나름 내린 결론은 '아직 피크가 아닌가보다.'였다.

 

그래서 우에노 공원으로 넘어가려던 계획을 수정하고 일단 학교로 들어갔다. 사실 내일까지 방학이라 딱히 할 것은 없었지만... 뭐 이것저것 포스팅 할 것도 있고, 와이파이도 쓸 겸...

 

 

그러던 중, 우연히 페이스북에서 사진을 발견했다. 신주쿠 공원에서 친구가 올린 바로 이것!!! 벚꽃과 강, 그리고 그 위를 유유히 떠다니는 작은 배의 모습은 바로 내가 머릿속에 그리던 그 것이었다.

 

 

아... 벚꽃 시즌이 이미 시작되었구나... 우물쭈물대가다는 이번 하나미를 놓칠지 모른다는 불안감에 계획을 다시 수정! 이번에는 도쿄 제일의 벚꽃 명소, 메구로 강으로 향했다.

 

이미 날이 어두워지기 시작했지만, 밤에 보는 벚꽃도 나름의 매력이 있다는 말에 잔뜩 기대를 품고 지하철에 올랐다. 메구로 강의 벚꽃을 감상하려면, 히비야 선을 타고 종점 나카메구로 역에 내리면 된다. 역에서 내린 후에는 그냥 인파에 몸을 싣고 사람들을 따라 가면 된다. 혹시라도 역에 내렸는데, 사람이 별로 없다면? 벚꽃 시즌이 시작되지 않았거나 이미 끝난 것이니 다시 역으로 올라가 집으로 가면 된다.

 

 

큰 길가에 있는 상점들의 모습에서 지금 하나미가 한창임을 쉽게 알 수 있었다.

 

 

역에서 나와 횡단보도를 건넌 후, 아무 골목으로나 들어가면 메구로 강을 만날 수 있다. 사실 강이라기 보다는 뭐랄까 양재천 같은 느낌의 작은 하천인데... 아무튼 벚꽃 시즌에 가면 강을 따라 길게 늘어진 분홍빛 등불을 볼 수 있을 것이다.

 

 

그리고 이어서 펼쳐지는 벚꽃의 향연... 여기서부터는 굳이 설명이 필요 없을 것 같다.

 

 

아마 벚꽃 시즌이라 분홍색 등불을 달아 놓은 것 같다. 나카메구로 어쩌구 써있는데, 도무지 무슨 뜻인지는 모르겠다. 그냥 밝아서 사진이 잘 나올 것 같아서 한 컷 찍었다.

 

 

실제로 보면 훨씬! 더 좋은데... 뭐라 설명할 방법이 없네 ㅡㅡ;;

 

 

강 주변으로 길게 늘어선 음식점들... 아마 3월 말, 4월 초... 이 시즌 동안 장사해서 1년 동안 먹고 살아야 할 운명일 것 같다. 속초 해수욕장 근처에 있는 횟집들처럼...

 

 

그리고 이건... 분명이 어디선가 한번은 본 것 같은 장면이다. 영화인지, 일드인지는 잘 모르겠지만, 분명히 봤던 장면이다. 내가 이 곳에 서서 사진을 찍고 있다는 사실이 잘 믿어지지 않는다.

 

 

카메라 모드를 좀 조정해서 밝게 담아봤다. 잘 나오지는 않았지만 뭔가 눈부신 느낌이 맘에 들었다. ㅋ

 

 

앞쪽에 있는 꽃잎에 초점을 맞춰보기도 하고...

 

 

저 멀리 우뚝 솟은 빌딩을 배경으로도 한 번 찍어보면서, 벚꽃을 마음껏 즐겼다.

 

 

많은 사람이 모이는 곳에는 항상 이렇게 푸드트럭이 출동하기 마련이다. 아마 며칠 뒤, 여의도 공원에도 수 많은 사람들과 길거리 음식들이 모여들겠지... 근데 신기한 것이 정말 엄청난 인파가 몰려들었는데도 왠지 모르게 질서 정연한 느낌이다. 그러고 보니... 바닥에 쓰레기도 거의 없었다. 이게 바로 선진국의 힘인가?

 

 

강변을 따라 걷다보니, 칵테일을 파는 노점도 눈에 들어왔다. 어쩐지 꽤나 많은 사람들이 샴페인 잔 같이 생긴 걸 들고 다니더라니... 이거였나보다. 한 잔 마셔볼까 했지만, 한손에는 카메라를 한 손에는 술을 들고 돌아다닐 자신이 없어서 포기했다.

 

 

사실 메구로 강을 처음 봤을 때는 입이 잘 다물어지지 않을 정도인데, 한 15분 정도 걷다보면 경치가 사실 거기서 거기다. 강을 따라 중간중간 다리가 있는데, 그 다리 한가운데서 강을 따라 길게 늘어서 있는 벚꽂나무를 찍는 구도는 어떤 다리에서 찍어도 마찬가지다.

 

 

그러니, 굳이 힘들게 많이 걷지 말고, 다리 정중앙에 딱! 자리 잡고 카메라 세팅을 다르게 해가면서 요렇게, 저렇게 찍어보자. 밝게도 찍었다가...

 

 

어둡게도 찍었다가 하면서...

 

 

사진을 한참 찍은 후, 너무 사진에만 정신이 팔려, 정작 꽃을 눈으로 즐기지 못했다는 사실을 깨닫고 카메라를 가방에 집어 넣었다. 그리고 다시 이리 저리 돌아다니며 꽃을 감상하다가...

 

나무 몸통에 핀 꽃을 보고 카메라를 다시 꺼냈다. 아무리 그래도 이건 찍어둬야 할 것 같아서...

 

 

그렇게 10여분을 더 돌아다닌 후, 발걸음을 돌렸다. 어쩌면 평생 마지막이 될 지 모르는 메구로 강의 벚꽃 축제라고 생각하니 뭔가 아쉬움이 들었지만, 그렇다고 마냥 죽치고 앉아있을 수도 없는 노릇이다.

 

 

그냥 가기 아쉬운 마음에 사진을 몇 장 더 찍으며, 언젠가 기회가 되면 다시 와야겠다고 다짐했다. 수첩 한 켠에 반드시 적어놓아야 겠다.

 

 

'일본 벚꽃... 하나미... 도..쿄..는 메구로..강... 4월 초'

 

여러분들도 꼭 기억하시길...!!!

 

 

일본은 지금 벚꽃앓이 중... 도쿄 벚꽃 축제, 메구로 강 하나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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